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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겨울왕국 리뷰/겨울왕국 감상 1. 엘사 위주

by 까실 2014. 2. 28.

굉장히 주관적인 감상과 해석이니 태클은 naver...

스포 대박 포함.

 

 

 

(내가 디즈니 영화를 영화관에 찾아가서 볼 줄이야...)

 

겨울왕국... 거의 상영 끝물이라서 리뷰를 올리기도 그렇지만 ㅋㅋㅋㅋ 막상 보니까 왜 진작 안 봤을까 싶더라구요. 그래서 비싼 3D 요금 주고 한번 더 관람 ㅠㅠㅠ 겨울왕국은 3D로 안 보면 진짜 본 게 아니라는 말을 누군가 하는 바람에 ㅠㅠㅠㅠ 하긴 영상미가 정말 쩔긴 했으니까. 첫번째는 더빙, 두번째는 3D 자막판으로 봤어요. 더빙이 그지같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처음을 더빙으로 봐서 그런지 성우진이 워낙 잘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정말 좋았 전혀 어색하지 않고 진짜 좋았어요 ㅠㅠㅠㅠ 모든 더빙이 이것만 같았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어린 엘사랑 안나 목소리 너무 귀여워어ㅓㅓㅓㅓㅓㅓ 그리고 한국어 대사와 영어 자막 번역이 조금씩 차이나는 부분이 있는데, 미묘하게 다른 의미 차이를 캐치하는 것도 재미가 쏠쏠했어요. 예를 들어 안나가 혼자 엘사를 만나러 가면서 올라프에게 'Just give us a minute'라고 한 걸 더빙에서는 '1분이면 돼'라고 말하고 자막에서는 '잠깐이면 돼'라고 쓰더라구요. 물론 one minute가 진짜 1분이 아니라 잠깐이라는 뜻으로 썼겠지만, 올라프는 순진한 건지 일부러 그랬는지 하나 둘 셋 하면서 진짜 1분을 세더니 '1분 지났다'하면서 쳐들어가버리더라구요. 안나가 엘사와 만나고 있던 도중 올라프가 '1분 다 됐다!' 하면서 갑자기 들어오는 장면에서 자막판만 본 사람은 갑자기 1분이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엘사의 불행, 엘사의 축복

매력 터지는 주인공 엘사여왕님 ㅠㅠ 내내 엘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엘사의 가장 큰 불행은 부모님을 잘못 만난 것이고, 가장 큰 다행은 동생을 잘 만난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엘사가 마법을 통제 못한 건 부모님 탓이 제일 커 보여요. 원래 엘사에게 마법이란 저주가 아니라 동생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 수 있는 축복이었거든요. 엘사가 실수로 안나에게 마법을 써서 머리가 얼어버렸을 때, 치유해 준 트롤이 엘사 가족에게 "공주님의 마법은 점점 강해질 것입니다. 두려움은 적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을 하죠. 그렇게 말했을 때 엘사는 두려움에 떨지만, 아빠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우리가 지켜줄 거야! 통제하는 법을 가르치겠어" 라고 말을 해요. 그래서 전 기대했거든요? 그런데 통제하는 법을 가르치기는커녕 성문을 닫고 모든 이들과 격리시키다니 하....이게 뭐뇽? 두려움을 더더욱 키운 꼴만 되지 않았음... 통제하는 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숨기고 감추는 법을 알려준 꼴밖에 안 되네요. (아 화난다...) 백 번 양보해서 엘사가 마법을 통제할 만큼 자랄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다면, 그래도 엘사의 가장 친한 친구 안나에게만은 비밀을 알려 줬어야 하지 않았나 싶어요. 문 닫고 감금시키면 없던 병도 생기겠다 ㅗㅗ 아 물론 그 부모가 딸을 굉장히 사랑하는 부모고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요. 방법을 몰라서 가족이 다 파멸로 굴러갔을 뿐. 다행히 부모가 심어 준 두려움을 안나가 풀어 주네요. 아빠는 엘사에게 착한 아이, 퍼펙트 걸이 되라고, 즉 착한 아이가 되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다고 가르치지만, 안나는 엘사가 얼음마법으로 왕국을 꽁꽁 얼려 버려도 변함없이 엘사를 사랑하거든요. 상대가 어떤 모습을 보이든 끝까지 믿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데, 그런 동생을 가졌다는 건 불행 중 다행이고 큰 축복이네요.

 

 

 

엘사의 얼음마법이 상징하는 것

엘사의 얼음마법은 현실세계에 적용하면 여러 가지의 우의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남들에게 들켜선 안 되는 것, 결점, 병, 장애, 각자의 경험에 맞추어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틱이나 공황장애 등의 장애가 생각났어요. 틱은 겪어본 적은 없지만 사람들에게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 질환이고, 그러지 말라고 혼내고 억지로 고치려고 하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더욱 심해진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마음을 편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게 치유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해요. 엘사의 마법도 감정에 지배당할 때 더욱 강해지는 걸 보면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엘사의 마법은 사람의 '화'와 가장 비슷해 보여요. Let It Go 가사에서 'Be the good girl you always have to be' 라고 '착한 소녀'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렇다면 '착함'이 아니라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보통 화내는 사람은 나쁜 사람, 성격 나쁜 사람, 착하지 않은 사람으로 인식되고 화내지 말라고 가르치잖아요. 그걸 보고 저는 마법이 '화'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파괴력이 있고, 두려움 등의 감정에 더욱 증폭된다는 점 등도 얼음마법과 화가 비슷한 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저주가 될 수도 축복이 될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화는 보통 나쁜 것으로 인식되고 화를 내지 않는 게 가장 좋다고들 하지만, 화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있다고 해요. 그 에너지를 이로운 방향으로 통제할 수만 있으면 삶을 훨씬 활력 넘치게 누릴 수 있다고 하네요. 참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후에 2편 안나 위주 리뷰로 이어집니다.